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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미당학술상 심사평 - 최현식 심사위원

등록일 2025-07-11 작성자 관리자 조회 23

제1회 미당학술상 심사평

최현식 심사위원 | 문학평론가·인하대학교 교수

  

 

서정주 시인이 타계한 지 사반세기가 지났다. 이 오랜 시간은 미당의 시와 삶이 이제는 생생한 기억을 넘어 오롯이 역사의 지평에 위치하게 되었음을 새삼 떠올리게 한다. 그와 직접 대면했던 사람들이 점차 줄어들수록 오히려 미당에 대한 연구와 평론이 늘어나지 않는다면 그의 빈자리는 더욱 늘어가며 텅 비어갈 수밖에 없다. 물론 값어치 없는 문자로 채워진 평가가 늘어봐야 그것은 미당의 시에 대한 가치화는 차치하고 객관화하는 일조차 되지 못한다.

 

미당학술상의 후보작들을 검토하며 특히 유의했던 것은 예외적 새로움이나 어려운 미학론에 조심성 없는 손을 내밀기보다 미당의 시와 삶을 건강하며 예리한 시선으로 파고드는 듬직한 글쓰기였다. 오랜 시간 토의를 거치며 이와 같은 기준을 충족하는 미당론으로 신동옥의 「『질마재 신화』에 나타난 귀향의 의미」와 황경해의 「서정주 시집 『동천』에 나타난 풍격(風格)의 고전시학적 특성 연구」를 선택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두 연구자의 글쓰기를 통해 미당의 시와 삶이 그 누구에게도 비할 데 없는 개성과 풍요로움으로 넓고 깊어지기를 기대한다. 오랜 준비 끝에 마련된 미당학술상 첫 회의 영예가 신동옥, 황경해 두 분께 돌아간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