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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미당학술상 심사평 - 최현식 심사위원

등록일 2026-09-04 작성자 관리자 조회 56

제2회 미당학술상 심사평

최현식 심사위원 | 문학평론가·인하대학교 교수

  

 

제2회 미당학술상 심사 과정에서 심사위원 모두가 공감했고, 또 논의가 갈라질 때 판단 기준으로 삼았던 것은 연구자의 방법론이나 미학 이론과 개념에 지나치게 밀착하여 작품 해석의 정합성과 타당성을 어느 사이엔가 놓쳐 버리는 이론의 과잉 적용 문제였다. 이 말은 결국 연구자들이 작품 해석과 가치 평가의 정확성 확보에 얼마만큼 노력했으며 그것을 독자 대중이 얼마나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논리화했는가를 살펴보는 데 심사의 중점을 두었음을 뜻한다.

 

먼저 미당학술상 최종 논의에 오르지 못했지만 개인적으로 관심을 두었던 논문은 다음과 같다.

 

「서정주 『화사집』의 ‘시적 에토스’ 연구」는 연구 자료의 세밀한 검토와 미당의 첫 시집을 새롭게 읽겠다는 열정이 빛났다. ‘시적 에토스’를 방법론으로 하여 『화사집』에서 리듬과 서사화의 문제 등에 깊이 천착했다. 그러나 미당시의 주체성 문제를 검토하기 위해 손에 쥔 ‘연금술적 자기 강화’의 개념과 방법이 과연 미당시의 윤리학을 새롭게 해석하는 데 얼마나 효과적이었는가 하는 문제가 의문으로 남았다.

 

「기술자의 욕망, 미학자의 불안」은 미당 시학에선 주변부로 밀려나 있는 소설 『석사 장이소의 산책』과 말년의 양식을 대표하는 『질마재 신화』의 연관성을 입체적으로 분석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논의 후반부에 참조한 미학자의 입론이 미당의 산문과 시집의 연관성, 시인에 대한 ‘기술자’라는 개념 적용에 유효한 담론이었는가 하는 점이 선택을 주저케 했다.

 

「서정주 『노래』의 가창 기획」은 미당 연구의 폭을 넓힌다는 점에서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노래』는 ‘신화적 세계’와 그에 접속된 ‘일상 세계’의 존재 원리와 활동력을 ‘리듬’의 관점에서 고안하고 적용하기 위해 창작된 시집이다. 그러나 이런 시집의 본질과 성격에 앞서 ‘가창’ 기획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노래』와 지나치게 거리화되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마지막까지 논의의 대상이 된 논문은 다음의 두 편이었다.

 

「『서정주시선』의 공동체 화자 ‘우리’와 ‘있어야 할 세계’의 구현 양상 연구」는 ‘우리’라는 공동체 화자와 ‘있어야 할 세계’를 방법론이자 탐구 주제로 삼아 『서정주시선』을 논했다. 심사위원들은 시집 속의 그 화자와 세계가 예술성의 추구와 현실 긍정의 세계관으로 일관했던 서정주의 당대 입장을 얼마나 반영했는가를 토론했다. 미당시를 그간의 논점과 다르게 화자와 세계의 연관성을 통해 살펴본 점, 지나치게 어려운 개념과 논리 없이 자신의 주장을 이끌고 설득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는 점, 그럼으로써 미당 연구의 폭을 넓히고 깊이 하는 데 성공했다는 점에 모두 동의했다.

 

「예지의 시학―『서정주시선』(1956)과 유계(幽界)의 이미지」는 『서정주시선』을 통해 미당 시론이 어떻게 정초되었고, 그것이 날카로운 ‘예지’의 발견과 죽음의 세계, 곧 ‘유계’의 탐구로 어떻게 확장되어 갔는가를 살폈다. 미당론에서 ‘예지’는 종종 탐색의 대상이 되었으나, ‘유계’에 대한 논의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그런 만큼 ‘유계’ 논의의 선편을 쥐었으며 이후 연구의 어떤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인정되었다. 그렇지만 『서정주시선』과 ‘예지’ 및 ‘유계’가 얼마만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가, 또 그것을 논하는 과정에서 독자 대중을 설득할 수 있는 호소력이 과연 충분했는가라는 문제도 제기되었다.

 

심사위원들은 장시간의 숙의를 거쳐 김언, 박연희 두 분을 수상자로 모실 것을 흔쾌하게 합의했다. 두 분의 연구가 미당론 연구에 새로운 힘을 더하고, 미당 문학의 객관적 가치와 의미를 더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미당학술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