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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미당학술상 심사평 - 김춘식 심사위원

등록일 2026-09-04 작성자 관리자 조회 53

제2회 미당학술상 심사평

김춘식 심사위원 | 문학평론가·동국대학교 문과대학장

  

 

올해 예심을 거쳐 미당학술상 본심에 올라온 논문은 총 13편으로 작년에 비해 그 편수가 대폭 증가했고, 이미 예심을 통과한 연구라는 점에서 수상작 두 편을 선정하는 과정은 심사위원으로서 남다른 ‘고심’에 빠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수한 투고작이 많다”는 사실은 미당 연구의 활성화를 위해 반가운 일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심사의 기준과 각 논문이 추구하는 연구 방향, 문제의식, 선행 연구와의 차별성을 단순한 연구의 완결성만으로 환원해서 평가할 수 없다는 문제의식을 환기시키기도 했습니다. 수평적인 질적 비교가 어려운 ‘연구’를 ‘논문’이라는 ‘완결된 형식’ 즉 완성도만으로 환원해서 평가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은 ‘잘 쓴 논문이란 어떤 것인가’라는 ‘평가 기준’에 대한 고민을 불러일으킵니다. 이 점에서 심사위원들 사이에 견해 차이가 있을 수 있으며, ‘심사의 공정성’을 위해서 의견 차이를 좁혀 가는 열띤 논의의 과정은 그 자체로 하나의 학술적인 행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당학술상의 제정 취지를 생각한다면 ‘우수한 논문의 발굴, 미당 연구의 다양화, 연구 주제와 방법의 새로운 발견’ 등은 이 학술상이 계속 고민하면서 구체화해 가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올해 다양한 논문이 많이 투고되었다는 것은 미당학술상이 한층 안정적으로 자리매김되고 있다는 방증이기에 특히 반가웠습니다.


올해 심사 대상 논문에는 서정주 시의 미학과 윤리를 주목하는 연구도 있었고, 『질마재 신화』와 소설의 상관성을 연구한 논문, 서정주 시론과 문학사적 위치를 재점검한 논문, 서정주 시의 ‘시적 화자’ 분석을 통해 공동체 의식을 탐구한 연구, 『현대문학』 잡지의 추천제를 통해 서정주의 시론을 살핀 연구, 『질마재 신화』에 나타난 장소성 연구, 서정주의 ‘시적 가창성 기획’에 관한 논문 등 연구 방향과 주제를 다채롭게 보여줌으로써 서로 중첩되지 않는 연구자들의 ‘독창적 관점’을 한자리에서 살필 수 있었습니다.


투고된 논문 중에 논리 전개의 비약, 논점이나 문제의식 설정이 아쉬운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들이어서 연구의 성과는 충분히 인정할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각 연구자들의 학술적 고뇌와 성취는 모두 인정받고 존중되어야 하지만 학술상 심사 자체가 ‘당선작의 선택’이라는 종점을 피할 수 없는 것이니만큼, 이번 심사는 각 논문의 수평적인 우열 평가가 아닌 ‘연구’의 현재적 의의와 미래적 가능성을 선정의 우선적인 기준으로 고려했음을 밝힙니다.


개인적으로 주목했던 논문은 서정주의 『노래』에 나타난 가창 기획에 대한 연구, 『질마재 신화』에 나타난 타자성의 윤리를 신화의 미학과 연결시켜 해석한 논문, 서정주 시의 화자를 면밀히 검토한 연구, 『서정주시선』에 나타난 ‘유계’의 이미지와 시론의 상관성을 분석한 연구 등이었습니다. 이 네 편은 각각 그 연구 방법과 관점, 주목하는 연구 주제와 대상이 다르기 때문에 수평적인 우수성을 비교할 수는 없지만, 각각의 연구가 지녔던 문제의식의 ‘해결 과정과 결과’에 대한 평가는 어느 정도 비교가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모두 우수한 연구이고 문제의식 또한 의미 있는 것이지만, 각 논문이 고투했던 ‘연구 주제’를 잘 해결하고 결론으로 도출했는가 하는 점에서 보면 아쉬움도 남습니다. 아마, 이런 아쉬움은 각 연구자들의 후속 연구가 해결해 주리라 믿고 심사에서는 그 현재의 상태만을 전제로 김언, 박연희 두 분의 논문을 당선작으로 선정했습니다.


수상자들에게 축하를, 그리고 투고해 주신 연구자들에게는 그 노고와 관심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