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당연구소
            Dongguk University
동국대학교 미당연구소, 제2회 미당시 손글씨 대회 성료
깊어가는 가을, 좋아하는 시 한 편을 외우고 노트에 적어보는 시간은 분주한 일상에 쉼표를 찍는 일이다. 최근 겨레의 말과 고운 마음을 가장 아름답게 노래한 미당의 시를 옮겨 적으며 시의 숨결을 느끼고, 손글씨로 마음을 나누는 특별한 대회가 열렸다.
동국대학교(총장 윤재웅) 미당연구소는 고창군(군수 심덕섭) 미당시문학관과 공동으로 제2회 미당시 손글씨 대회를 개최했다. 8월 1일부터 10월 15일까지 진행된 이 대회는 모두 775명의 참가자가 총 1,402편의 작품을 응모했다. 동국대학교 총장상이 수여되는 학생부 최우수상은 응모지에 마트료시카 인형을 그리고 「신부」를 공들여 옮겨 적은 러시아 유학생 도브갈류크 나탈리야(20세, 한국외국어대학교 KFL학부)가 받았다. 우수상에는 「견우의 노래」를 응모한 김지우(23세, 동국대학교 회계학과) 학생과 「국화 옆에서」를 쓴 박재윤(15세, 영광중학교) 학생이 선정되었다. 『미당 서정주 전집』(전20권, 은행나무)이 수여되는 지도교사상은 한국외국어대학교 KEL학부 서효원 강사에게 돌아갔다.
모두 60팀이 참여한 가족 부문은 경쟁이 치열했다. 조손 3대, 부녀, 모자, 부부, 자매, 다문화가정 등 가족 구성도 다양했고, 시를 고르는 안목도 높아서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 최연소 참가자는 2019년생, 최고령 참가자는 1936년생이었다. 상금 100만 원과 『미당 시전집』(전5권)이 주어지는 ‘시 읽는 가족상 최우수상’은 2017년생 손자부터 1958년생 외할머니까지 10명의 가족이 함께 참여한 유재희 님 가족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참가자들이 선정한 작품도 다양했다. 「국화 옆에서」, 「푸르른 날」, 「동천」 등 미당의 대표시는 물론 『미당 시전집』에도 실리지 않은 「숨 쉬는 손톱」 같은 미수록 시도 포함돼 심사위원들을 놀라게 했다. 심사위원들은 할머니 할아버지, 부모, 손자 손녀가 한자리에 모여 시를 고르고 옮겨 쓰는 과정을 떠올리며 가슴 뭉클한 감동을 느꼈다.
심사에는 ▲전옥란(미당연구소 소장·미당시문학관 관장) ▲김춘식(동국대학교 문과대학장·문학평론가) ▲박형준(동국대학교 국어국문문예창작학부 교수·시인) ▲이원영(동국대학교 국어교육과 교수) ▲휘민(미당연구소 전임연구원·시인) 등 총 5명이 참여했다.
시상식은 11월 1일(토) 고창군 미당시문학관에서 열리는 ‘2025 미당문학제’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시집 『질마재 신화』 출간 50주년 기념으로 열리는 미당문학제는 문정희 시인(국립한국문학관 관장)의 〈서정주 시인과 나〉 특별강연, 서도소리 무형유산 예능 보유자 박정욱 명창의 「신부」, 「석녀 한물댁의 한숨」, 「상가수의 소리」 등 판소리 공연, 동국대학교 황수경 교수가 작곡한 「신부」, 「그 애가 물동이의 물을 한 방울도 안 엎지르고 걸어왔을 때」 등 피아노 연주, 전통연희컴퍼니 뢰연 김주완 대표의 사물놀이 공연이 다채롭게 펼쳐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