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ngguk University
진영이 아재 화상
우리 마을 진영이 아재 쟁기질 솜씬
이쁜 계집애 배 먹어 가듯
이쁜 계집애 배 먹어 가듯
안개 헤치듯, 장갓길 가듯.
샛별 동곳 밑 구레나룻은
싸리밭마냥으로 싸리밭마냥으로,
앞마당 뒷마당 두루 쓰시는
아주먼네 손끝에 싸리비마냥으로.
수박꽃 피어 수박 때 되면
소수리바람 위 원두막같이,
숭어가 자라서 숭어 때 되면
숭어 뛰노는 강물과 같이,
당산나무 밑 놓는 꼬누는,
늙은이 젊은애 다 훈수 대어
어깨너머 기우뚱 놓는 꼬누는
낱낱이 뚜렷이 칠성판 같더니.
-『신라초』(1961) 수록
※
자, 이 마술을 보시라. 어떤 쟁기질인가? “이쁜 계집애 배 먹어 가듯” 하는, 그 모양, 그 소리, 그 표정. 참 한소식한 솜씨 아닌가? 그리고 동곳 밑 구레나룻의, 앞 뒷마당 쓰시는 “아주먼네 손끝”의 싸리비의 비유! 이 은근짜 에로스는 또 어쩌란 말인가. 그 인생 더 큰 감투는 필요 없었으리. 불멸의 이 약전略傳을 어서 닮아가자.
장석남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