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당연구소
Dongguk University
실한 머슴
삼월 삼질날
제비는 날아들고
머슴은 점심먹고
가슴은 아푸지만
머슴은
지게 우에
산을 지고
솔거울을 지고
또 진달래꽃 3층으로 꽂아 지고
머슴은
어깨 우에
안주인을 이고
밭주인을 이고
또 새로 깐 건 2층으로 받쳐 이고
나무 나무 속잎 나고
가지 꽃 피고
머슴은 점심먹고
가슴은 아푸지만
-『동천』(1968) 수록
※
69년도에 나는 미당의 『동천』이란 시집 한 권을 책방에서 산 후, 이렇게 메모했다. '서정주, 이 불모不毛의 신화.'
나는 미당의 추종자는 아니지만, 그의 이런 시, 「동지冬至의 시」는 나를 다분히 감성적으로 끌게 만든다.
씨베리야의
카츄샤 마슬로봐의
이만 명 분의
남긴
호흡 같은 날.
씨베리야라는 된 어감도 재미있다. 미당은 그가 부제를 달듯 샤갈풍으로 시를 써도 그의 육성으로 되살아난다.
삼월 삼질날
제비는 날아들고
머슴은 점심먹고
가슴은 아푸지만
「실한 머슴」이 그런 예이다.
김영태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