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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의 웃음

등록일 2026-05-04 작성자 관리자 조회 1058

 

  애기의 웃음

 

   애기는 방에 든 햇살을 보고
   낄낄낄 꽃웃음 혼자 웃는다.
   햇살엔 애기만 혼자서 아는
   우스운 얘기가 들어 있는가.

   애기는 기어가는 개미를 보고
   또 한번 낄낄낄 웃음을 편다.
   개미네 허리에도 애기만 아는
   배꼽 웃길 얘기가 들어 있는가.

   애기는 어둔 밤 이불 속에서
   자면서도 낄낄낄 혼자 웃는다.
   잠에도 꿈에도 애기만 아는
   우스운 하늘 얘긴 꽃펴 있는가.

   -『서정주문학전집』(1972) 수록

 

※

미당 서정주는 민족 정서를 우리말의 결을 잘 살려 감칠맛 나게 표현한 시인이다. 말년에는 동심으로 돌아가 세계 민화를 특유의 구수한 입담으로 옛날 이야기식으로 쓴 세계 민화집을 펴내기도 했다. 미당이 쓴 시 중에 동시가 몇 편 들어 있다. 그중 한 편이 바로 「애기의 웃음」이다.

‘우리말의 마술사’답게 미당은 이 동시에서도 ‘애기’ ‘얘기’ ‘개미’와 같은 시어를 통해 작고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기의 웃는 모습을 절묘하게 보여 주고 있다. 이 동시를 읽으면 아이처럼 천진난만하게 웃는 미당의 모습이 떠오른다.

이준관 시인